Founder's letter

친환경 생활을 하려면 진짜로 알록달록 예쁜 물건은 포기해야 하는 걸까요?

2022년 1월 5일

2018년부터 약 5년간 제로웨이스터 생활을 하면서 나날이 알록달록하고 편리하게만 발전하던 일반 소비재와 친환경 제품들의 간격을 직접 느끼게 되었습니다. 점점 거세지는 친환경 추세와는 별개로 간편하고, 예쁘면 이후의 모든 문제는 관심조차 두지 않는 소비 세계 또한 커져만 갔습니다. 그리고 아직 일반 소비자들은 제품 사이클을 모두 알고 싶어 하지도 않으며 오히려 피곤해한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자신이 쓴 물건이 버려진 후까지 알아야 하는 게 힘들고 귀찮은데, 세상은 자꾸 친환경을 외치니 마음은 불편하고, 그래도 역시 귀찮고.

철저한 제로웨이스트 생활을 하다보니 저 또한 힘들고 지쳐갔습니다. 한 명이 생각을 완전히 바꾸고 실천을 하는 건 물론 가치 있는 일입니다. 하지만 많은 에너지와 강력한 의지가 뒷받침되어야 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발적인 의지로도 실천이 이렇게 힘든데, 환경에 크게 관심이 없는 사람이 과연 예쁘고 편하며 저렴하기까지 한 물건을 두고 가치소비를 하게 될까.

자연의 색을 좋아하는 나조차 가끔 젤네일 광고를 보면 혹하고, 예쁘게 장식한 일회용 포장재에 담긴 화려한 케이크를 보면 마음이 흔들리는데 의미만으로 다양한 색과 디자인을 포기하라고 말할 수 있을까. 이게 정말 좋은 거고 이게 사실 정말 예쁜 거라고 주장할 수 있는 걸까.

그럼 조금 덜 친환경적이어도 오래 옆에 두고 쓰면, 버리지 않으면 되지 않을까. 헤리티지를 쌓아가는 물건을 소비하면 되지 않을까.
그리고 유행처럼 번져 마구 소비되고 있는 친환경 제품 중에서는 아름다운 제품을 선별하여 소개한다면, 많은 사람들의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21년을 기준으로 지구에는 78억 7,496만 5,732명의 인구수가 있습니다. 이 모든 사람들이 덜 버리고, 불필요한 포장재만 하나씩 줄여나가도 지구의 탄소발자국과 무분별한 자원의 소비를 줄일 수 있습니다. 한 명의 완벽한 실천가보다 열 명의 느슨한 실천이 세상을 바꿀 수 있습니다.

그 행보에 멜로우띵스의 작은 노력이 보탬이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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